한 시대를 풍미했던 개그맨 서세원이 4월20일 캄보디아 프롬펜 한인미래병원에서 링거를 맞다가 사망했다.
사망 당일 서세원은 비교적 건강했고 오전에 병원에서 김치찌개를 끓여먹을 정도로 평온했다고 전해졌다.
서세원이 숨진 미래병원(미래폴리 클리닉)은 , 그가 투자한 한국인 병원이지만 아직 오픈 하지 않은 병원이라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병원장은 한국에 있고, 의사가 없어서 구하고 있는 중이였다고 한다.
서세원(병원 이사)이 그날 간호사 면접을 보고 채용된 간호사 였다고 한다.
해당 간호사는 서세원에게 정맥주사(IV Injection)를 놓았는데 정맥주사는 약물을 직접 정맥 내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약효가 가장 신속하고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 약효가 빠른 만큼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고 한다.
당뇨병 외에 별다른 지병이 없었던 서세원은 수액을 맞던중 심정지로 인한 쇼크사가 발생했다.
2020년 고 서세원 딸 서동주가 출간한 아빠에 대한 안좋은 추억과 VS 좋은 추억을 풀어낸 책을 소개 하려한다.
고인이 되었으니 우리 너무 심하게 욕하지 맙시다. 그래도 적어도 한 아이의 아빠니까.
이 책에는 서동주가 겪었던 가정폭력 그리고 조금은 행복했던 아빠 서세원과의 추억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아직도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이책을 읽고 위로(?)를 받거나
공감을 받거나 할 수 있는 책인거 같네요.
“아빠가 덜 미워진다. 이제 아빠도 나를 덜 미워했으면 좋겠다.”
언젠가 함께 영화를 보고 책을 읽던, 그 순간만큼은 아빠를 좋아했다고 했다.
딸이 고백한 ‘아빠 이야기’는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다.
사무치게 미웠다가 조금은 그리웠다가 덤덤해졌다.
서동주가 아빠 서세원에 대해 입을 열었다.
1. 책 소개
당신도 ‘이방인’처럼 혼자 겉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가정 불화’, ‘이혼’, ‘빈털터리’, ‘백수’, ‘경단녀’ 시절을 겪으며
30대에 홀로 타국에서 ‘이방인’이 된 서동주!
그녀가 이방인처럼 겉도는 혼자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위안의 프리 허그!
2. 저자소개
변호사이자 방송인 그리고 작가인 서동주
미국을 대표하는 로펌 중 하나인 퍼킨스 코이에서 변호사로 일했고, 현재는 국내 법무법인 정향의 파트너 변호사로 저작권 및 상표 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동시에 블록체인 개발 회사 네스텐에서 CMO(최고마케팅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열세 살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10대 시절 성적이 우수하고 모범적인 학생에게 수여되는 빌 클린턴 상을 받고 몇 년 뒤
웰즐리대학교 미술 전공으로 입학했다.
2학년 때 자매 학교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수업에서 수많은 공대생을 제치고 1등을 하면서 편입에 성공했고,
추천을 받아 입학한 와튼스쿨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았다.
몇 년 뒤 변호사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로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로스쿨에 입학했고,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서동주가 말하는 자신은 늘 이방인이었다.
미국 유학을 하며 10대를 보냈고, 20대에는 전남편을 따라 도시를, 대륙을 옮겨가며 살았다.
혼자가 된 30대, 의지할 곳도 움켜쥘 만한 것도 없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여전히 이방인이다.
마음 깊이 곪아버린 상처를 덜고 싶어 일기 쓰기를 시작했다.
과거의 기록이 켜켜이 쌓였다.
이혼 후 일상, 변호사가 되기까지 과정, 문득 떠올린 어린 시절 등. 서동주는 이들 기록을 모아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을 출간했다.
3. 책 내용
“말 그대로 나의 일기이기에 어떤 날에는 한없이 유쾌하다가, 어떤 날에는 한없이 우울하다.
오늘은 자신감이 넘치다가 다음날에는 자존감이 바닥인 솔직한 모습이 숨김없이 담겨 있다.”
아빠에 대한 기억도 그렇다. 숨김이 없다.
올해 초 그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내게 ‘기억의 다락방’이 있다면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는 거기에 넣고 꺼내고 싶지 않다.
그걸 여는 순간 내 인생을 집어삼킬 것 같다,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아서”라고 한 적 있다.
책을 통해 서동주가 ‘기억의 다락방’을 열었다.
악몽 속 아빠는 내게 칼을 겨눈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딸과 아들. 가족사진 속 네 사람은 항상 행복했다.
싸우다 돌아온 여행길에서 찍은 사진 속에서도 웃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쇼윈도 가족’이었다.
서동주가 기억하는 ‘진짜 모습’은 “슬프고 아픈 일들이 넘쳐흐른다”고 했다.
네다섯 살때
네다섯 살 됐을 때 일이다.
엄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아빠는 안방 방문을 걷어찼다.
굉음과 동시에 방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어른 동주’는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던 ‘어린 동주’를 잊지 못한다.
또 다른 날 저녁, 어린 동주는 울고 있었다.
외할머니와 아빠가 기절한 듯한 엄마를 화장실로 끌고 갔다.
아빠는 엄마의 얼굴과 몸에 찬물을 뿌리며 소리를 질러댔다.
서동주는 그 모습을 보는 외할머니의 표정이 미묘했다고 회상했다.
쓰레기 같았던 아빠와 매니저
서동주는 열일곱 살 이후로 한동안 일기를 쓰지 않았다.
정확히 표현하면 쓰지 못했다.
언제부턴가 서세원이 일기를 몰래 읽고 그 내용으로 혼을 냈기 때문이다.
한번은 좋아하는 선배와 같이 공부하고 밥을 먹었다는 것을 일기에 적었는데, 서세원이 모질게 야단쳤다.
“이 쓰레기 같은 X아! 돈 들여서 유학 보냈더니 연애 따위를 하고 앉았어?”
서세원은 매니저를 시켜 선배의 주소를 찾아냈고 서정희, 서동주, 매니저와 함께 그 집으로 갔다.
그러고는 그들 앞에 아내와 딸의 무릎을 꿇렸다.
“겁에 질린 엄마는 거의 졸도할 지경이었다. (…) 또라이 같은 매니저 H는 아빠가 우리에게 욕을 하는 동안,
그 선배의 부모님에게 쌍욕을 퍼부으며 말했다.
‘한 번만 더 당신네 아들이 동주한테 찝쩍대면 평생 후회하게 해줄 거야, 알았어?’
나는 아빠와 H가 도대체 왜 욕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일단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엄마와 같이 빌었다. (…)
아픈 배를 움켜쥐고 밤새 앓은 그날, 나는 알았다. 아빠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
가장 슬픈 것은 일기 쓰는 일을 그만두어야 했던 것이다.”
엄마 서정희
2014년 서세원이 서정희를 폭행하는 CCTV 장면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서정희가 바닥에 넘어진 채 서세원에게 다리를 붙잡혀 엘리베이터 안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딸이 엄마 편에 서기로 결심한 발단이 됐다.
“아빠는 엄마를 아파트 지하에 있는 요가 룸으로 불렀다.
불륜을 들킨 아빠가 집을 나간 지 두 달 만이었다.
아빠는 ‘이혼을 해줄 바엔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엄마 목을 졸랐다. (…)
엄마는 극심한 공포감에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아빠는 엄마의 다리를 질질 잡아끌어 엘리베이터에 태웠다.
아빠의 수족인 두 남자까지 합세해 엄마를 구둣발로 밀었다.
엄마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엄마 편이 된 딸에겐 질타가 쏟아졌다.
친척, 오랜 지인, 일부 외가 식구들까지 서동주를 비난했다.
혹자는 “네가 뭔데 가운데서 부모 사이를 망치는 것이냐”고,
또 혹자는 “엄마 편을 들고 아빠 편을 안 드는 것은 패륜”이라고까지 했다.
“나는 엄마가 홀로 외롭지 않기를 바랐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이상,
적어도 단 한 사람에게만큼은 무조건적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동주는 엄마의 ‘단 한 사람’이기를 자처했다.
대가는 공포로 돌아왔다.
아빠 서세원
서세원은 미국에 있는 딸에게 매일 전화를 걸어 한결같이 말했다.
“난 널 죽이러 미국에 갈 거야. 널 보자마자 칼로 찔러 죽여버릴 거야.
그리고 네 피부를 벗겨서 지갑으로 만들어 들고 다닐 거야.”
아빠는 딸의 꿈에까지 찾아들었다.
매번 꿈속에서 아빠는 칼을 들고 있었고 엄마는 울고 있었다.
아빠와 딸은 서로 칼을 휘둘렀다.
둘 중 하나가 칼에 찔려 죽는 결말이 되풀이됐다.
하루는 딸이, 하루는 아빠가.
서동주는 아빠와 연을 끊은 이유가 단순히 엄마 편을 들어서는 아니라고 했다.
숱한 이유가 있었지만 쉽게 털어놓진 않았다.
그나마 밝힌 한 가지 이유는 서세원이 서동주를 놓고 벌인 ‘대출 사기사건’이다.
서동주에 따르면 서세원은 딸 또래의 여직원을 서동주로 속여 대출을 받았다.
서동주가 대출 사기를 입증하려고 분주하던 시기 서세원의 측근 P씨가 등장해 서동주를 옥죄었다.
협박의 요는 ‘부모 이혼시키면 나중에 천벌을 받는다는 것.’ P씨는 대출 사기에 연루된 한 명이었다.
“P 회장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나를 향해 세차게 쏟아 부었다.
나는 지지 않으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
P 회장은 한 차례 더 욕을 퍼부었고, 나도 그 기세에 눌리지 않으려 더 큰 소리를 냈다. (…)
얼마 후 아빠는 집에 친척들을 불러놓고, 나를 이혼을 종용한 배은망덕한 딸이라고 고래고래 욕을 해댔다고 한다.
서정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 이혼이고 뭐고 혼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인데
악랄한 서동주가 다 조종한 것이라고, 서동주는 더는 내 딸이 아니라고,
그X을 칼로 찔러 죽여버릴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적어도 그땐 아빠를 좋아했었다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어릴 적 아빠 서세원과 단둘이 공유한 시간
부녀는 추리소설과 영화를 좋아했다.
새벽 시간 귀가한 아빠는 잠들지 않은 딸과 책을 읽곤 했다.
밤새 영화와 미드를 보다 라면을 끓여 먹기도 달걀을 삶아 먹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봐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나는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아빠를 참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 시절 아빠와 나 사이에 부녀지간을 넘은 의리 같은 것이 있다고 느꼈다.
가족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때면 시한폭탄 같은 아빠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
가족이 와해된 뒤로 딸은 아빠 서세원과 나눈 취미생활을 멀리했다.
취미를 통해 아빠가 생각나는 게 싫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딸은 아빠가 즐겼던 ‘레코드판 수집’을 하고 있다.
‘나는 아빠와 닮은 점이 참 많다.’
그를 인정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이 사실을 딸은 결국 받아들였다.
“오래된 레코드판으로 노래를 들으면 시간은 왜인지 모르게 느려지고 나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그리고 아빠가 덜 미워진다. 이제 아빠도 나를 덜 미워했으면 좋겠다.”
여덟 살 무렵 딸이 갖고 싶은 자전거를 아빠가 사온 날이 있었다.
평소답지 않은 아빠가 낯설었다.
아빠도 내심 ‘다정한 아빠’를 꿈꾸는 게 아닌가 하는 반가움이 일었다.
그러나 불행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물질에 대한 상실감보다 아빠와 만들 수 있었던 추억을 잃은 것이 더욱 슬펐다.
“이럴 때 인생의 고비에서 넘어져도 괜찮다며 손을 내밀어줄 한 사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든든한 내 편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아빠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존재가 몹시도 그리운 지금, 아빠는 지구 반대편에서 다른 아이의 아빠로 살고 있다.
오지랖일지 모르지만 그 아이에게만큼은 다정한 손길로 자전거를 잡아주는 든든한 아빠이기를 바란다.”
이제 서동주 모녀는 서세원의 근황을 덤덤히 나눈다.
일부러 피해왔던 ‘그’도 그의 이야기도 더는 두렵지 않다고 했다.
백발에 깡마른 아빠의 요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가여운 마음마저 드는 모양이다.
서동주는 ‘가족’이라는 족쇄를 풀고 ‘나’로 살아간다.
“더는 무섭지 않아 신기해하다가, 측은지심이 들기도 하다가, 결국 감정이 사막의 모래처럼 푸석해진다.
아버지로 인해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이혼 당시가 가장 힘들었다. 엄마가 그런 일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그때는 미국에서 로스쿨에 다닐 때라 바로 귀국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엄마가 울면서 전화를 걸어와 "지금 병원에 간다"라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차 안에서 저도 많이 울었다.
당시 소송 문제, 사기 대출 문제 때문에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심적으로 상당히 지치고 힘들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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